감사의 말씀과 함께 몇가지 당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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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 말씀과 함께 몇가지 당부 드립니다.

요한보스코 0 229 04.21 12:04

먼저 4월17일 고인이 되신 저희 형님을 위해서 세례와 기도를 주신 수녀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저희 형님 병실에서 성심껏 도와주시고 저를 위해 베게까지 준비해 주신 수녀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제가 미처 수녀님들 성함을 기억하지 못하여 이렇게라도 감사인사 드립니다.

채 한달도 되지않은 기간에 급속히 건강이 나빠지고 급기야 세상을 떠나게 된 형님을 생각하면 너무도 슬프고 저보다는 저희 어머님이 더욱 큰 슬픔에 있습니다. 미혼의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의 마음을 제가 어찌 알겠습니까?


장례식을 치르고 저희 집에서 한동안 많은 얘기를 어머니와 나누었습니다. 제가 갈바리의원에 모셔드리고 다음날 다시 강릉으로 갈때까지 어머니께서 가슴에 담아두었던 얘기를 들었습니다. 호스피스 병동이며 더구나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곳이라는 기대가 크셨던것 같은데 하루동안 있으면서 본인이 몸소 체험해 보니 기대와는 다른 부분에 대해서 많이 화가 나신 상태였고 여기에 온걸 많이 후회했다고 합니다.

물론 어머니의 심리상태와 상황때문에 작은 말과 행동에도 예민한 시기인건 맞습니다만 자식인 제가 들어보니 향후 갈바리의원을 위해서도 몇가지 개선할 사항이 있어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많이 조심스럽고 갈바리의원의 이름에 누가되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더욱 나은 갈바리의원으로 나아가길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으로 말씀 드립니다. 혹시 저도 나이들어 이곳에서 생을 마감할 수도 있으니까요.


제가 형님을 모시고 먼 강릉까지 무리해서 온건 하나의 이유였습니다. 제 신앙이 천주교이고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호스피스병동을 찾았으나 경기도 근처에서는 옮길수 있는 병실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또한 형님께서 그냥 바다를 보면 좋고 마음이 뻥 뚫린다고 말씀하셔서 동해바다도 보여드리고 싶었죠. 그리고 작은 정원이라도 있어서 산책도하고 밖의 햇살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그 모든 조건을 갖춘곳이 갈바리 의원이더군요.

그래서 형님 몸에 무리가 있더라도 먼 강릉까지 가게 된 것입니다. 어머니도 제 의견에 동의하셨구요.


오랜 차량탑승으로 형님이 아주 힘들어했다고 합니다. 병실을 정리하고 형님께서 주무시는 걸 보고 전 병실을 떠났고 다음날 다시 왔습니다.

어머님이 면담을 하는 사이 형님께서 침대에서 실례를 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밤에는 무의식중에 주사 호스가 빠져서 피가 많이 묻었다고 했습니다.

아시겠지만 어머니가 형님을 안고 눕히고 자세를 바꾸기엔 너무 힘이 드셨을 겁니다. 혼자 땀을 흘리고 힘들면 좀 쉬다가 다시하고하고 해서 겨우 그 오물과 피를 다 치우셨다고 했습니다.


제가 말씀을 드리고 싶은건 이 부분입니다. 보호자가 있으니 이런 일을 하는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머니께서 상처를 받으셨던건 그 상황에서 무엇인가 도움을 주고 환자나 보호자가 당황하지 않도록 도와주셔야 할 호스피스병원의 직원분들이 어머니가 더욱 당황하고 화나게 하셨다는 겁니다

그 오물과 더러워진 곳을 치우는걸 같이 하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호스피스병원에서 이런일은 빈번할텐데 이것부터 닦아라 했다가 바닥에 소변부터 닦아라 했다가 이것먼저 해라, 저것부터 먼저해야 한다 등등 보호자가 당황하게 만드는 그 말이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입니다.

기운이 거의 없는 형님이 겨우 서 계시면서 어머니는 바닥과 형님 몸을 닦아 내셨습니다. 그 와중에 직원분은 계속 왔다갔다 하면서 이것하셔라 저것하셔라 했다는 군요. 형님이 그게 너무 미안했던지 어머니께 미안하다 라고 했답니다. 제가 어머니 말씀을 듣고 가슴이 먹먹해진게 이때 였습니다. 만일 직원분께서 어머니가 당황하지 않게 조금만 더 친절하게 차분하게 대응을 했더라면 어머니가 그렇게 까지는 생각하지 않으셨을 겁니다. 호스피스환자가 그런 실수나 시례를 하는건 당연합니다. 그래서 호스피스라고 부르지 않을까요?


다음엔 이런 상황이면 보호자나 환자가 미안해하지 않고 당황하지 않게 말씀과 행동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 주셨으면 합니다.

" 도와드릴게요" " 이런 상황은 당연합니다. 미안해 하지 마세요" " 이런일 하라고 저희병원이 있는 겁니다." " 천천히 치우세요."

이런 말들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저희 같은 상황이 되면 작은 것에도 상처를 받습니다.  더 많이 좋은일 하시고 고생하고 봉사하시는 직원분들이 계신데 이런말씀드려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런 부분은 조금더 신경을 써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일반 호스피스병원이 아니고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호스피스 병원이라면 좀 달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좀 장황하게 썻네요. 이 글로 상처를 받으셨다면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호스피스병원에서 일하시는 분들을 보고 천주교 신앙을 갖게되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면에서 환자,보호자의 마음을 더욱 어루만지는 병원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글을 올렸습니다.


세월호때 아이들의 시신을 수습하는 해군소속 의사가 병사에게 " 야 저기 국물흐른다. 빨리 닦아라" 했다가 엄청난 비난을 받았던 일이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말하나 행동하나 조심스럽게 해야하는 것이지요. 제가 너무 많은 요구를 하는것 같아 죄송스럽네요.

어렵고 힘들일 하시는것 알고 있습니다.  떠나신 형님이 너무 안타까워 부리는 불평일 수도 있습니다만 다시한번 당부드립니다.


형님의 마지막에 함께 해 주신 모든 직원,수녀님들께 다시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기회가 된다면 차후에 찾아뵙고 감사의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수원에서 박 요한보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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